영화/지브리 영화

벼랑 위의 포뇨 - 그땐 알 수 없었던 동화의 아름다움

아앙망드 2021. 12. 17. 16:56

 

출처 : 네이버 영화 벼랑 위의 포뇨 스틸컷

어릴 적 지브리 영화를 볼 때 유난히 안 보려고 했던 작품이 있는데 바로 벼랑 위의 포뇨이다.

물고기도, 사람도 아닌 기묘한 형태로 등장할 때가 많은 포뇨 덕분에 왠지 모를 거부감이 생겼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가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벼랑 위의 포뇨가 어떤 이야기였는지조차 제대로 몰랐다.

 

내가 지브리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대단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브리 영화는 날 실망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나이가 들면 들어갈수록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작품이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라는 수식어는 너무 남용되어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지브리 영화를 볼 때면 이 수식어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릴 때는 동화를 많이 보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아름답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만을 많이 접한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 세상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결말이 정말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들에게 설득력 있게 들려온다.

그런 이야기들을 점점 믿지 않게 될 무렵에는 동화는 그 가치를 잃어버린다.

다시 같은 동화를 읽어도 교훈과 감동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왠지 모르겠지만 지브리 영화만큼은 다르다.

단순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억지 동화가 아니라 우리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줌으로써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어렸을 때 마냥 기괴하게 보였던 포뇨의 변신들과 이해 못 할 천진난만한 행동들은 이렇게 행복하고 아무 생각 없는 그 시절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표하게 된다.

 

벼랑 위의 포뇨는 딱히 이렇다 할 주제가 있는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