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지브리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재미로써는 100점 하지만 결말로써는?

아앙망드 2022. 1. 25. 07:50

나우시카가 항상 타고 다니는 글라이더. 날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맛깔나게 표현되어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엔 유독 자연이 강조된다.

모노노케 히메와 더불어 그 성향이 강한 것이 바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다.

'부해'라는 오염된 숲으로 살 수 없는 땅이 대부분인 지금.

사시사철 쉬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의 축복 덕분에 조그마한 땅에 농사를 짓고 사는 한마을에 군자국 트로메키아가 오면서부터 불행이 닥친다.

트로메키아가 하려는 것은 고대 병기 거신병으로 부해를 모두 태워버리려는 속셈.

하지만 거신병을 얻기 위해 트로메키아가 적으로 돌린 페지테국은 거대 곤충인 '오무'를 이용해 트로메키아가 있는 바람계곡을 통째로 없애버릴 계획을 세운다.

모노노케 히메가 인간과 자연 간에 입장을 잘 조율해서 맞춘 것과 선악이 없는 데에 비해 바람계곡에 나우시카에서 인간은 악이다.

부해가 사실은 지구를 깨끗하게 하고 있다는 설정도 그런 선악을 위한 하나의 인위적인 장치라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바로 이 여자가 나오면서부터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과거 지구를 7일 만에 불태웠다는 거신병을 직접 자기 손으로 부활시킨 장본인이자 엄청난 실행력을 보여준다.

그녀가 거신병을 부활시킨 이유는 부해를 모두 태워버리기 위해서이다.

그녀가 바람계곡을 쳐들어 오기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녀는 '악'으로 묘사되지만 작중에서 '부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녔던 사람은 단 3사람뿐이다.

떠돌이 유파, 나우시카, 그리고 토르메키아의 여왕인 크사나 뿐이다.

나우시카와 크사나의 차이는 단순히 부해를 얼마나 알고 있었냐에 딸려있다.

아니, 부해를 알지도 못하면서 모두 불태워 없애버리려는 크사나가 이상한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작중 보이다시피 부해병에 고통받거나 부해가 전염되어 살자리가 없어져 가는 사람들에게 '부해는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나우시카가 얼마나 이상하게 비추어 질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때문에 크사나 역시 계속해서 나우시카를 의심적게 바라보고 관심을 가지는 묘사가 자주 등장한다.

결국 이 영화는 어쩐지 편파적으로 나우시카의 편을 들어준 어정쩡한 느낌이 되어버렸다.

물론 재미나 영산면에서 타 지브리 영화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다고 생각하지만 결말과 이야기가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꼭 보는 것을 추천하며 자매품으로 모노노케 히메도 같이 감상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