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2) 물의 길 긴 리뷰 - 하고픈 말이 참 많은 영화

아앙망드 2022. 12. 18. 23:54

짧은 평 : 눈은 즐겁고, 머리는 복잡하며, 귀는 시끄럽다.

평점 : 7 / 10

 

아바타 2는 분명히 볼 가치가 있고 재미있었다.

빈약한 설정과 과한 드라마 요소, 설득력 없는 스토리는 둘째 치더라도 약 2시간 정도 펼쳐지는 아름다운 판도라 아쿠아리움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즐거웠다.

당신이 볼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 그냥 영화관에서 볼 만한 가치는 있다.라고 말하면서 리뷰를 시작하겠다.

아바타 1을 보면 알겠지만 이 영화에 아주 커다란 대 주제는 한결같다.

이전부터 아바타의 이런저런 설정과 주제가 지브리 영화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등등의 영화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굳이 내가 하지 않더라도 아주 예전부터 있어왔던 이야기들이다.

아바타 2 또한 그 연장선에 있으며 영화 장면 중 대놓고 그 사실을 인정하듯이 오마주 장면이라 생각될 정도로 아주 똑 닮은 장면이 들어가 있다.

스포일러 때문에 아바타 2의 해당 장면을 자세히 밝히진 않겠지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나우시카가 오무의 수많은 황금색 촉수에 떠 받들여져 '전설 속 황금 들판을 걷는 장면'이

아바타에선 비록 그 위를 똑같이 걷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황금색 산호들에 둘러싸여 가라앉는 장면은 순간적으로 바람계곡 나우시카를 머릿속에서 떠올리기 충분했다.

모노노케 히메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보여주는 자연과 인간의 대립의 구도는 그대로 아바타 1,2에서도 보여주고 있는데 유독 이번 아바타 2가 이 주제에 있어 어설픈 설교를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이번 아바타 2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툴쿤(고래)사냥에 대한 내용들은 작가가 얼마나 고래를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말에 설득력이 담겨 있냐 하면 나는 전혀 동의하지 못하겠다.

아바타 2에서 감독이 말하고 있는 고래 사냥 반대의 메시지는 아무리 봐도 소, 돼지, 닭과 같은 동물은 맛있게 먹지만 내가 좋아하는 개, 고양이의 생명은 사람과 같이 귀중히 여기는 부류의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툴쿤의 뇌가 아주 발달해서 인간보다 잘 발달돼 있다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말이 통하는 같은 인간끼리도 죽고 죽이고 전쟁을 벌이는데 단순히 저 이유로 툴쿤 잡는 사람들을 마치 악마라도 되는 듯이 묘사해 놓은 것은 보면서 너무 유치해서 설득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대목이다.

더 군다나 툴쿤의 뇌수액을 마시면(??) 인간이 늙지 않는다는 설정은 덤으로 한몫했다.

저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영화에선 시간이 부족했는지 부연 설명은 없지만 너무 설정이 과하지 않았나 싶다.

진짜 그렇다고? 만약 그렇다면 당장에 판도라 행성이 저렇게 멀쩡한 게 이해가 안 된다.

사실 당장에 영화 내에서도 이 행성을 테라 포밍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 화에서 대놓고 인간이랑 전쟁을 벌인 수장인 제이크 셜리가 살아 있다는 게 좀...

아니 살아있는 거야 당연히 주인공이니깐 살아 있겠지만 애초에 바다에서 가장 최강 생명체로 보이는 툴쿤 보다 배는 더 커 보이는 툴쿤 사냥용 수상 이륙장치를 만들 정도의 기술력이 있는데 고작 게릴라 전력이 문제 된다는 게....

게다가 쿼리치 대령 포함 7명에서 물가에 살던 부족 털털 털고 다니던데 마지막 전투에서 지는 것도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일단 쿼리치가 굳이 제이크 셜리에게 복수하려는 감정도, 족히 십몇 년은 안 봤을 자기 생물학적 아들에게 느끼는 부성애도 잘 감정선이 이해가 안 갔다.(이건 진짜 왜지?)

애초에 그렇게 복수심이 넘쳤으면 그렇게 인질을 많이 잡아 놨는데 일단 한 명 죽이고 시작하는 게 맞지 않나? (애초에 전편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나무에 미사일 쏘라고 명령 내리던 정말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 아니었나? 아바타에 들어가면서 갑자기 감성적으로 변한 느낌이다.)

너무 이야기가 주인공 버프 중심적으로 진행돼서 약간 인물 설정이 너무 많이 달라진 느낌이 든다.

이 밖에도 이런저런 거슬리는 요소가 정말... 무엇보다 그 툴쿤 울음소리에 자막은 왜 넣은 건지... 그거 볼 때마다 몰입이 확 깨지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별로였다.

1편에 이크란과 교감은 그래도 뭔가 물리적으로 연결이 돼있으니깐 이해가 됐는데 도대체 툴쿤 고래 울음소리는 어떻게 아는 거냐?

여기에 부연 설명이라도 넣어주면 몰라... 뭐 물에 사는 종족은 그 연결하는 게 없는 대신 툴쿤 하는 말을 알 수 있다던가... 아니면 툴쿤어를 배운다던가... 내가 놓친 건지 아니면 진짜 안 나오는 건지... 그 울음소리에 자막 넣는 건 음..좀 아니였던거 같다.

그냥 자막 안 넣었어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였던 것 같은데..

솔직히 영화 내에서 이런 자질구레한 내용들 때문에 완전히 몰입하면서 집중해서 못 보고

"아니 이게 맞아?"

"엥 이게 이렇게 된다고?"

"이건 좀..."

스토리가 진행될 때마다 이런 반응이었다.

물론 이런 여러 불만들이 있음에도 영화가 재미있었다고 초두에 말했던 건 그냥 바다 장면들이 너무 좋았다.

초반에 아바타 움직임 CV는 이게 10년 넘게 기다려서 나온 CV라고?라고 생각될 정도로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고 이질감이 100% 느껴졌는데 유독 바다신 만 들어가면 이건... 돈을 들이붓다 못해 아예 찍어내서 만들었구먼...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걍 걍 걍 최고였다.

그냥 판도라 아쿠아리움 보러 갔다고 생각하고 멍하니 물멍만 해도 최고라고 생각될 정도로 좋았다.

그냥 스토리 개나 주고 바다나 들어가자...라고 영화 도중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특히 영화 초반에 어두침침하고 영화 전반적으로 색채가 많이 어두운 느낌이 들어서 좀 별로 가고 느꼈는데 이게 다 영화 중반을 위한 디버프였구나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용서가 되는 기분이었다.

아바타 1은 처음 선보이는 판도라 행성에 놀란의 감탄.

아바타 2는 이 아름다운 바다 그래픽에 감동.

아바타 3은 이 이상에 무언가를 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조금 힘들 것 같다는 게 2를 보고 난 뒤 든 생각이다.

지금도 아바타 2가 1보다 별로였다.는 이야기가 많이 보이는 분위기이고 특히 스토리 면에서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그래도 아바타 2는 처음 선보이는 바다와 해양생물들 덕분에 어느 정도 묻혀서 얼렁뚱땅 넘어가는 느낌이 있는데 과연 3에서 이걸 만회할 수 있을지... 2를 보고 든 생각인데 이거 4를 볼 수 있을지 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이러나저러나 2가 얼마나 앞으로 얼마나 흥행할지는 좀 두고 볼 일이겠지만 아무래도 이 정도로 돈을 쏟아부어서 만든 영화가 많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