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가 들린다는 내가 봤던 지브리 영화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됐던 작품 중 하나이다.
지브리 영화들은 대부분 인물들의 감정이 뚜렷한 반면 이 영화만큼은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들이 많다.
내가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보고 역시...라고 느낀 거는 이건 뭐랄까.... 아련한 그 시절. 남녀공학 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남녀의 미묘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으면서도 한편으로 로맨스 영화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타쿠가 너무 어른스러운 탓인지, 리카코가 너무 어린에 같은 탓인지;....
어쨌든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포인트 몇 가지가 있는데
타쿠가 카페에서 리카코와 리카코의 전 남자친구와 함께 동석했을 때
리카코와 같은 방에서 묵었다는 소문이 나자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는 리카코의 빰을 때렸을 때
리카코가 반 친구들과 싸우는 것을 목격하고 난 후 리카코와 만났을 때
이 세 가지 포인트가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다 보면 이 타쿠의 태평양같이 넓은 마음과 심성에 좀처럼 감탄할 수밖에 없다. (비행기 2매나 예매할 정도로 큰돈을 서슴없이 빌려준다.)
보다 보면 무엇보다 리카코가 타쿠를 좋아한다는 것이 행동이나 목소리 톤에서 정말 잘 드러난다.
타쿠는 오히려 마츠노를 너무 의식할 정도로 리카코와 일부로 거리를 두려 행동하는데 역설적으로 그런 모습들에서 리카코에게 확실한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무엇보다 시골에 와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실제로도 매우 직설적이고 솔직한 성격인 리카코가 타쿠에겐 좋아한다는 표시 하나 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실히 그 나이대 답구나~ 싶었다. (갑자기 싸다고 맞았으니 그럴만 하나?)
그래서 내가 본 타쿠와 리카코의 관계는 위에 올려둔 그림이 딱 맞는 것 같다.
거리를 두고 나란히 걸어가는 둘. 타쿠는 살짝 고개만 돌린 반면 리카코는 고개가 완전히 타쿠를 향한다.
이런 거리감을 생각하고 영화를 본다면, 두 번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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