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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혁명 완결.... 결말 및 작품 전체 후기

아앙망드 2023. 5. 1. 01:37

짧 은 평 : 배와 선원은 모였는데 방향이..

평점 : 6.5 / 10

연애혁명의 이야기가 완결을 맞이했다.

난 작가가 작년에 워터파크 이후에 연중을 때리길래 '진짜 마지막에 뭐 보여주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대됐는데 끝은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

음..... 뭐 작가가 나름 사정이 있으면 중간에 쉬기야 하는 거겠지만 내 기억이 맞는다면 스토리에 관련된 이유로 휴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정도인가?

솔직히 워터파크 이후에 화해하고 그냥 "... 그리고 몇 개월 후 졸업식." 이러면서 마지막 화 시작했어도 이런 느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결말이라서 정말 너무 아쉽다.

물론 내 이런 평가가 결말이 그저 그렇게 끝나서 그런 것 만은 아니고 결국 후반부가 별 이야기 없이 이렇게 끝나게 된 것은 본편의 이유가 더 컸다고 본다.

이 작품이 목요웹툰 1위를 오래 한 것은 작가 특유의 중,고딩 감성이 캐릭터와 대사에 잘 녹아 들은 것은 물론 '연애혁명' 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초반의 공주영 - 왕자림 케미의 티키타카와 조연들이 팍팍 터트리는 개그로 작품의 밝은 분위기에 많은 지분이 있었다.

그래서 현 중,고딩 독자는 물론이고 그 당시를 회상하는 독자들까지 성공적으로 붙잡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작품 초반부터 살짝 드러났다고 본다.

왕자림 전남친...의 이야기는 뭐 그렇다고 쳐도 계속되는 과거 회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이경우 이야기가 시작됐을 때부터 뭔가 꼬여들어갔다.

분명 제목이 '연애 혁명'이고 이 작품에 초반에 끌려서 보게 된 독자들이 원하는 건 그 시절 풋풋한 감성의 연애 줄타기였을 텐데 점점 이 경우에 포커스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야기는 네이버 웹툰에 흔히 볼법한 일명 '일진물'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내가 씹덕이라서 그런지 이런 예시 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일본의 럽코 만화나 라노벨 같은 경우엔 진짜 둘의 연애물이면 둘만의 연애 스토리에 집중한다던가 아니면 주변 조연들의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막 이렇게 싸우는(?) 이야기는 진짜 드문 편인데(솔직히 기억에 없음) 왜 네이버 웹툰들은 여주랑 하라는 연애는 안 하고 죄다 치고받고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좀 안 간다...

이게 판타지도 아니고 현실 학원물인데 말이다... (참고로 술이나 담배역시 소재로 잘 나오지 않는다.)

연애혁명 초반에 나온 캐릭터들만 하더라도 꽤나 개성 넘치고 한 명씩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라 본격적으로 슬슬 떡밥 던지면서 주변 인물들의 연애사를 하나씩 끼워 나가는 형태로만 해서 여러 가지 인물들의 여러 방식의 연애담 같은 이야기로 풀어 나갔으면 좀 더 제목에도 어울리고 괜찮았지 않았을까 싶다.

후반부에 가장 큰 줄기 중 하나였던 양민지에 경우도 다시 생각해 보면 개연성이 좀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

그동안 잘만 지내다가 뭔가 소재가 떨어지니깐 툭 튀어나온 느낌?

이야기 중반에 과거 소환하지 말고 차라리 초반부터 이경우에게 고백했다가 차였다는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가고 이경우도 남유리 못 잊어서 카사노바처럼 막 여자 갈아 치우다가 결국 왕자림까지 손을 댄다던가.. 음 너무 갔나?

어쨌든 그냥 과거 소환술 계속 안 쓰더라도 계속해서 소개팅을 하지만 이어지지 않는 안경민이나 얼떨결에 여자친구가 생겨버린 민수라던지 뭔가 여러 가지로 재미있는 소재가 나왔을 거 같고 제일 중요한 작품 분위기도 이렇게 어둡고 처지면서 진행되진 않았을 것 같다.

결국 이야기가 초반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하면서 스토리에 가장 중요한 공주영 - 왕자림의 둘 사이의 감정 선의 묘사가 너무 급 가속 급 브레이크를 밟듯이 진행되었고 결국 후반부에 그 롤러코스터 같은 드라마가 시작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이야기 자체는 재미는 있었으나 문제는 이미 다른 커다란 줄기에 묻혀버렸던 둘의 이야기를 다시 퍼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또 과거를 소환해야 됐다는 점이다.

난 그냥 차라리 과거 생략하고 그냥 쭉 갔으면 괜찮았을 것 같긴 한데 흠..

초반에 그 우리가 그 시절 보고 즐겼던 '연애혁명'이라는 작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이 이미 모노톤으로 칙칙해진 작품이 그대로 결말까지 골인 해버렸다는 점이 나에게 정말 쓸쓸함을 안겨줄 뿐이다.

당연히 모든 작품이 초반에 분위기를 결말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룰은 어디에도 없고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그때 그 연애 혁명의 느낌이라도 살짝 향이라도 맡아 볼 수조차 없이 작품이 바뀌어 버렸다는 점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