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설

[소설] 십이국기 2권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아앙망드 2023. 2. 7. 17:09

짧 은 평 : 1권 보다 더 섬세하고 확장된 이야기.

평점 : 9.5 / 10

줄거리 : 대국의 조금 특이한 기린. 다이키의 이야기.

 

 

 

 

 

 

십이국기는 내가 좋아하는, 아니 내가 사랑하는 시리즈 소설 중 하나로써 벌써 몇 번을 다시 돌려봤는지 모르겠다.

이 시리즈를 정주행 하면서 느끼지만. 12국기의 시리즈 각각의 책들은 그 이야기마다 주인공을 달리하면서 이야기의 분위기가 매우 색다르게 느껴지면서도. 항상 같은 그 세계관의 향이 짖게 풍겨나와 저마다 다른 인물,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는데도 각각의 인물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아마 십이국기를 보고 즐기는 독자들이라면 정말. 이 인물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다이키'의 이야기가 바로 2권이 되겠다.

1권에서 '기린'에게 택을 받아 왕이 된 평범한 소녀 요코가 '왕'이라는 자리를 자신 나름대로 해석하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짧지만 여러 경험을 하며 약간의 성장을 거친 이야기라면 이번엔 왕을 택해야 하는 기린의 시점에서 왕에 대한 관점이 주된 내용이다.

다이키는 평범한 기린들과 다르게 모종에 사건에 의해 '다른 세계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어찌어찌 다시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와 자신이 인간이 아닌 '기린'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이제까지 평범한 소년으로 살아왔던 그가 자신이 한 나라에 왕을 정해야 되는 무거운 결정의 선택권자가 됨으로써의 끊임없는 고민이 이어진다.

1권에서 그리고 이후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이야기.

'기린'이라는 존재는 왕을 만난다면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는 설정이다.

보는 독자로써는 사실 그런 고민은 할 필요 없고 다 하늘이 점지해 준다고 나오는데 기린이라는 존재가 의미 있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2권은 사실 그런 고민 끝에 태어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다이키를 무척 섬세하고 가녀린 아이처럼 묘사한다.

물론 이는 다이키의 본래 성격이, 기린의 본래 본성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소설에서 가장 강조되는 점은 다이키가 자신의 본래의 세상에 오게 돼서 '기린'으로써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인간의 모습에서 원래 자신의 모습인 '기린'의 형태로 변태하지 못하며, 요마를 절복시키지 못하는 등 자신이 기린으로써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자 점점 자신의 기린으로써의 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내가 고른 왕이 사실은 왕이 아니면 어떡하지?', '내가 왕을 고를 수는 있을까?' 와 같은 고민들은 그를 더 괴롭게 만든다.

이런 다이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수능 날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망치면 어쩌지?'라든지 혹은 '면접에 붙을 수 있을까?' 와 같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해도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불안을 가진다.

그래서 우리는 무심코, '사실 결과는 어차피 다 정해져 있다.'라는 식의 생각으로 흘러가 버린다. 물론 생각뿐이라면 괜찮지만 행동으로 옮겨진다면 그 결과는 좋지는 않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왕은 하늘이 점지하고 기린은 무조건 그 왕을 고른다.

다이키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자신을 의심하고 그렇기 때문에 행동한다.

결과 적으로 보자면 다이키가 손놓고 가만히 있었다면 잃었을 왕을 결국 자신의 힘으로 손에 넣었다.

아직 미숙하지만 누구보다도 고뇌하는 이 기린이 왠지 다른 인물들 보다 한층 더 정이 가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