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설

[소설] 십이국기 3권 - 동의 해신 서의 창해 - 리뷰 (부제 - 기린과 왕의 관계 해석)

아앙망드 2023. 2. 17. 03:59

짧 은 평 :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십이국기의 대 주제.

평점 : 9.5 / 10

줄거리 : 안국의 왕 쇼류의 등극 이야기

 

 

 

 

 

 

 

십이국기 3권 동의 해신 서의 창해는 이 시리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작가의 생각이 들어가 있는 권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 권이 정말 꽉꽉 잘 압축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1권은 사실상 '평범한 여고생 요코의 우당탕 왕 등극기' 같은, 판타지에 더 집중했다면 이번 3권에서는 작가가 생각하는 '왕'에 대한 고찰이 잘 담겨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주인공 또한 어디로 튀어 나갈지 모르는 요코가 아니라 자로 대로 그린 듯한, 모범생 같은 왕인 쇼류가 등장한다.

물론 소류의 성격은 모범생... 과는 매우 동떨어진, 놀기 좋아하는 도련님 같은 성격이지만 나름 뒤어선 열심히 하는 전형적인 내강외유의 성격의 소유자다.

나름 지역을 통치하던 경험이 있는 쇼류가 왕이 되자 나름 독선적으로 이것저것 반대에도 자신의 뜻을 추진하며 인재를 등용하고 나라의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은 역시 인생 2회차 인가... 싶은 느낌이 팍팍 들 정도로 능력이 느껴진다.

게다가 관리들과의 의견을 조정하는 모습이나 반란에 대처하는 모습은 뭐.. 어디 만화에서 튀어나온 놈인 마냥 행동하는데 나름 전략적이고 능동적이라서 왕의 자질이 느껴진다.

사실 이놈을 고른 기린을 빼고는 나름 이런 쇼류의 모습에 어느 정도 믿음이 생겼는지 꽤나 그를 신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쇼류가 나름대로 자신의 나라를 충분히 신경 써가며 돌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물론 안국의 기린 로쿠타는 쇼류가 독선적으로 행동할 때마다 마치 2권에 다이키 마냥 안절부절 혼자서 불안해하다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3권의 내용인데 나는 이걸 보면서 왜 작가가 '기린'이라는 존재를 만들었는지 알 것만 같았다.

쇼류는 자신이 정한 앞만 보고 한번 정하면 무조건 일단 달리고 보는 스타일이라서 주변에 말릴 인물이 필요하다.

물론 주변 신하들이 어느 정도 제어를 할 수 있겠고, 그것을 쇼류 본인도 아는지 대부분의 나라 일은 신하에게 일임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조타수를 잡고 있는 것은 쇼류 본인이다.

때문에 이를 견제해 줄 기린은 좀 더 신중하고, 어느 정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줄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로쿠타의 설래발이 거이 대부분의 원인이긴 하지만 쇼류 역시 원인이 있는게 애가 너무 혼자 앞서나가다가 자신의 기린을 너무 걱정시킨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로쿠타 같은 성격의 기린과 궁합이 잘 맞는 게 아닐까?

비슷한 예시로 아마도 대국의 기린 다이키가 있으며 다이키가 선택한 왕 역시 쇼류와 비슷한 과로 보인다.

경국의 기린 케이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케이키는 매우 무뚝뚝하며 어지간한 일은 왕을 믿고 따르는 편으로 보인다.

물론 조언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언, 선택은 왕에게 일임하는 느낌의 든든한 신하 같은 느낌이 강하다.

케이키가 이전에도 여왕을 선택하게 된 것은 이런 케이키의 성격에는 쇼류 보다는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듣고 조금 신중하게 선택이 필요한 요코가 더 안정적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기 좋을 것이다.

앞으로 다른 나라의 왕 - 기린이 나올 때 아마 이 점을 집중적으로 보면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단순히 '기린'이라고 해서 모두 일률적인 성격이 아닌 것과 동시에 '왕'이 선택됨에 있어서 '기린'의 성격 또한 모두 고려된다는 점을 보았을 때 기린이 왕을 고르는 조건은 단순히 '감'이라고 하기엔 꽤나 여러 가지 조건이 부합해야 비로소 선택된다는 점이 십이국기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