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설

[소설] 십이국기 6권 - 도남의 날개 - 리뷰

아앙망드 2023. 2. 21. 21:51

 

짧 은 평 : 시리즈 최고점이자 종지부.

평점 : 10 / 10

줄거리 : 12살 부잣집 따님의 승산.

 

 

 

 

 

 

내가 십이국기 시리즈 중 가장 좋았던 책을 뽑자면 망설임 없이 6권 '도남의 날개'이다.

나는 도남의 날개를 보면서 사실 0~5권은 이 도남의 날개 이야기를 위해서 세계관 설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율이 돋았다.

지금까지의 십이국기가 말해온 모든 주제가 함축적으로 한 권에 다 들어가 있으며 이야기 또한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냥 미쳤다고 밖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도남의 날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이 시리즈 계속 나와 봐 짜 의미가 있을까?"였다.

왜냐면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도남의 날개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줘 버렸다고 생각한다.

십이국기는 지금까지 영웅적 서사가 부족했다.

이는 '기린'이라는 특정한 설정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직접 봉산을 한 대국의 왕이 있지만 2권의 주인공은 다이키 였던 탓에 그 존재감이 옅었다.

요코나 쇼류의 경우는 기린이 모두 찾아왔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 보면 어쩌다 보니 왕이 돼버린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이번 도남의 날개는 그런 단점을 모조리 채움은 물론이고 주인공의 성장이나 이야기 면에서도 드라마틱한 전개가 두드러진다.

나이가 어리다는 디메리트를 알고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똑 부러지게 행동하는 슈쇼는 과연 충분히 왕이 될만한 기질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왕이 될 수 없다.

슈쇼 또한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어느새 계속해서 불어나는 실종자와 황폐해져가는 나라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이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봉산에는 귀족의 책임이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보다는 자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세상에 대한 원망에 가까울 것이다.

'결국 너희들이 안 가서 내가 가야겠냐?' 같은 느낌으로 난 느껴졌다.

승산을 하는 슈쇼는 여러 상황에 맞닥뜨린다.

승산을 하는 사람 무리에선 작은 사회가 생기고 그에 맞는 규칙에 생겨난다.

슈쇼는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갈등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뇌하기를 반복한다.

잘난 부잣집 따님으로 아니꼽게 보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슈쇼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문을 들어내고 사람들의 의견 묻는다.

아이의 날카로운 호기심 지니고 그 답을 갈망한다.

이는 다른 승산 희망자들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남을 이해하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결정적인 순간 더 극명히 나타난다.

슈쇼는 남들과 같이 도망치는 대신 남겨진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녀는 기린의 선택을 받는다.

이때의 갈림길에서 슈쇼가 선택하기 전까지 공국에 왕은 없기 때문에 공국의 기린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 짐도 없이 맨몸으로 요마와 싸우고 사람들을 구하기로 결심하고 행동했을 때 그녀는 영웅이었으며 왕이었다.

이야기의 마무리는 슈쇼가 공국의 기린에게 원펀치ㅋ 를 날리며 끝난다.

그 모습이 너무 슈쇼다워서 그만 피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