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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제목으로 거르면 미친듯이 후회할 애니메이션 -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아앙망드 2021. 8. 11. 00:34

출처 : 넷플릭스

당신이 어떤 작품을 보게 되는 것에는 분명 제목과 썸네일이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품의 감독이나 작가에 영향력이 다소 떨어지는 애니메이션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 여기! 열심히 노력은 거녕(?) 스스로 자폭을 해놓은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이 작품이다.

 

사실 이런 이름을 달고서도 원작인 라노벨이 성공하고 애니메이션화까지 됐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작에 '사쿠라장의 애완그녀'라는 간판을 달고 화려하게 성공한 작가가 이런 괴짜스러운 제목을 달았다는 점을 알고 나서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론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는 나와 잘 맞지 않아 보지 않았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아직 그 작가가 이 작가였다는 것을 몰랐을 당시, 아직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를 보기 전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친구가 열렬히 이 작품을 보라고 했을 때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면 이름부터가 왠 요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바니걸 어쩌구 하는 게 왠지 그냥 적당히 이것저것 요소를 넣어 만든 히로인으로 밀고 나가는 양산형 애니메이션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어쩌다 정말 용기내서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을 보고 난 후부터는 평가가 180도 바꿨다.

안 보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후회를 180번 하고도 남을 뻔했다.

 

굳이 이 제목을 써서 작품을 모르는 나 같은 뉴비들에게 힘겨운 고난(?)을 줬어야 했나 싶지만 그렇다고 제목이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건 둘째 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주인공인 사쿠타는 도서관에서 바니걸 의상을 입은 학교 선배를 만나게 된다.

그런 눈에 띄는 복장을 입고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만도 한데 신기한 점은 그 누구도 그녀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직 사쿠타 만이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 사쿠라지마 마이는 '사춘기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현상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인 사쿠타 또한 그런 사춘기 증후군을 겪어 사쿠라지마 마이의 이야기를 믿을 수 있었다.

사쿠타의 경우에는 몸에 큰 흉터가, 사쿠라지마 마이의 경우엔 그녀의 존재가 사라지고 있었다.

점점 그녀의 존재가 사라지고 사람들에게서 잊혀가는 마이, 그녀를 구하기 위한 사쿠타의 이야기.

 

 

이 작품에 중심점은 바로 '사춘기 증후군'이다.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 자연적인 현상.

하지만 이 작품에선 이러한 초 자연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그것도 양자역학으로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사쿠라지마 마이뿐만 아니라 사쿠타의 주변 인물들이 사춘기 증후군이 생기는데 각각 생기는 현상과 해결 방법 또한 양자역학과 엮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양자역학에 1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전혀 해가 되지 않게 매우 쉬운 개념만,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하다.

 

나는 이 작품을 보고 너무너무 맘에 들었다.

왜냐하면 요즘 나오는 흔한 양산형 애니와는 차이가 안될 정도로 이야기의 수준이 높았기 때문이다.

역시 이미 증명받은 작가가 쓴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인지 재미와 작품성은 보장하고 들어가는 데다가 스토리 또한 참신했다.

또 곳곳에 들어가 있는 클리쉐 비틀기들은 작가가 쉽게 쉽게 작품을 그냥 기계적으로 전개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크게 느껴진다.

 

 이 애니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망할 제목; 때문에 처음 보긴 꺼려지지만 정말 미친 듯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 TV 애니메이션 1기와 더불어 후속편인 극장판 '청춘 돼지는 꿈꾸는 소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 또한 올라와 있다.

 

물론 당신이 1기를 본다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 극장판을 찾아보고 있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